3월 미션 성공
등대로 To the Lighthouse.
Novel by Virginia Woolf 버지니아 울프
아무튼 이상도 하다. 그동안 나는 버지니아 울프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낭만 강좌에서 3월 책이 버지니아 울프의 “ 등대로”라고 했을 때 그녀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는데도 마치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녀의 이름을 많이 들어봐서 그런가? “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라는 문구가 떠올라서 그랬을까? ( 이문구가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도 이번에 책을 읽고 나서 알았다.) 최근에 현대 미술사에서 배운 게 머릿속에서 떠올라서 그랬을까? 최초의 모더니즘 여성작가, 페니미즘 선구자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고. 비슷한 그 시기에 한국 최초의 여성화가 나혜석과 비교도 하고, 지금 라크마 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바바라 쿠루거의 작품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글귀가 나온다는 것을 배워서 그랬을까? 아무튼 난 지금까지 그녀를 잘 안다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알고 보니 나는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다. 내 인생의 반이 넘어서 이제서야 그녀에 대해 베일에 싸인 의식을 하나씩 열어가기 시작했다.
“ 그래 물론이지 내일 날이 맑으면 말이야 램지 부인이 말했다 하지만 종달새가 일어나야 할걸..” 버지니아 울프의 “ 등대로” 소설은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뜬금없는 서술에 시작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소설의 내용을 전혀 모르고 읽기 시작하다가 20 page가 될 즈음에 포기를 했다. 읽어도 겉돌고 이해가 안 간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졌다. 유튜브에서 등대로를 찾아보고 구글에서 버지니아 울프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다행히 유튜브 설명에는 하나같이 이해가 안 간다는 답변에 나만의 잘못된 느낌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과 함께 마치 다른 사람들과 공범이라도 된 듯 희얀한 표정을 지워본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버지니아 울프는 500여펀의 글과 에세이를 남겼다고 하는데 나는 988회의 “ 진최의 무용 이야기 “ 칼럼을 썼으니 “ 내가 더 멋있네! “ 하며 혼자 어깨를 으쓱해하며 혼자 즐거워 한다.
그녀는 참으로 힘든 인생을 살았다. 고통을 통해 삶의 의미를 들어낸다. 수많은 예술가, 철학자들이 정신병과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반고호, 뭉크, 로스코,니체, 차이코브스키등 무엇이 그렇게 그들에게 힘들게 했을까? 그들은 번뇌와 갈등, 살고자하는 의지를 수 많은 작품속에서 표현한다.
“ 하지만 여러분은 말하시겠죠? 우리는 당신에게 여성과 픽션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그 주제와 “ 자기만의 방” 이라는 것과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은 건가요? 하고 말입니다. 버지니아 울프의 또 다른 소설 “ 자기만의 방 “ 첫 문장이다. 그녀의 낮설은 문장 서술법에 이상하게 끌리면서 나도 글을 이렇게 써보고 싶어 졋다. 어떻게 써야 이런글을 쓸수 있을까?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다.
“ 등대로” 소설의 스토리는 줄거리 다운 줄거리도 없고, 긴장감도 없고, 등대로 가고 싶어하는 가족의 내용으로 하루의 내용과 십년 후의 내용, 또 다른 하루의 내용으로 인물묘사도 참으로 단순하고 야뱍하다. (그해 여름 프루 램지는 출산중에 죽었다.) ( 프랑스에서 청년 이 삼십명이 포탄에 맞았고, 그 중에 앤드류 램지가 끼어 있었다. 다행이도 그는 즉사했다, ) 이 구절을 읽고 나는 “ 뭐야! ” 하고 의야해 할 수 박에 없었다. 그 중요한 내용을 단지 몇줄로 그것도 ( ) 속에 넣어버리다니 ? 정말 미사여구가 없는 군더더기 없는 문체이다. 하지만 의식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관점으로 서술하기 때문에 잠시 한눈을 팔면 내가 무엇을 읽었는지 책을 읽고도 모른다. 모더니즘 그 시대의 흐름의 사조가 그러했다. 춤도 기존의 질서를 허물고 맨발로 자유와 의식의 흐름가는되로 …자신의 느낌되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사도라 덩컨은 맨발로 춤을 추었다. 참으로 어렵다.
이젠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발전한것이 있다면 그 책에 연관된 내용을 다른책에서 찾아보는 재미가 생겼다. 1부에서 나오는 “ 창( window ) ” 이란 주제가 언젠가 읽었던 “ 프레임 ” 책과 연결되어 오버랩 되어 책장에 달려가 다시 한번 프레임 책을 찾아 줄치고 마크한 부분을 다시 한번 읽어본다.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마음의 창이 새롭게 생긴다. 어떤 내용.. 어떤 사건.. 어떤 인물의 묘사를 … 읽을때 마치 내가 지나간 그 어떤날 그런 생각… 그런 느낌… 그런 일이 있었다는 착각에 빠진다. 나는 작가와 동감을 하게 되고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며 같이 분노한다.
우리집 책장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책이 집에 있었다. “ 명작을 읽을권리 “ 책에서는 델러웨이 부인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분명히 읽었는데 왜 나는 기억을 못할까? “ 등대로 “ 책에서 인생이란 단어가 60번이 넘게 나온다는 것을 독서 모임토론에서 알게 되었다. 지난달 “ 파리대왕 “ 책을 읽을때는 춤에 대한 구절을 17번이 있다는것이 제일먼저 내 눈에 띄였는데, “ 등대로” 책을 읽을때 나는 “ 인생” 이란 단어를 그냥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생각했다. 책을 읽을때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모두가 다르다는것을…
낭만독서 회장님이 항상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주는 글구가 생각났다.
“ 책은 읽는 사람이 주인입니다. 또한 독서는 작가와 함께하는 여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