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와 발레블랑 카르마
지난주 최영옥 작가의 카르마 시리즈 달항아리 전시전을 다녀왔다. KAWA의 현대 미술사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소개를 해주어서 작품을 알게 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예술이 섯다운 된 지금 이 상황에 LA에서 전시를 한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였고 뭔지 모르게 마음이 이끌려 꼭 가보고 싶었다. 작가를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지만, 아마도 작가가 말하는 카르마 인연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그저 코로나의 답답한 마음을 달항아리를 보면서 잠시 나에게 스스로 말을 하고 위로받고, 생각하고 힐링하고 싶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발레 공연, 오페라, 뮤지컬, 미술관을 못 가니 마음에 병이 생겼다. 그 시절이 그립다.
할리우드에 위치한 헬렌 J갤러리는 지난 7월에 새로 개관하였다고 하는데 들어가는 순간부터 새로운 예술의 세계로 나를 안내했다. 흰색의 넓은 공간은 달항아리 작품과 함께 미니멀리즘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런 공간이 한인타운 가까이 생겼다는 것이 참으로 기쁘다. 앞으로 내 삶이 갤러리를 통해 좀 더 업그레이드될 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이 나고 흥미롭다. 앞으로의 다른 전시도 기대된다.
큐레이터의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에 작가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항아리에 수많은 균열 (빙열)은 카르마이다.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선들은 우리 삶의 무늬를 빼어 닮았다. 달항아리의 부정형의 자태는 과묵하고 겸손했지만 할 말은 다 했다.” 는 작가의 철학에서 나는 잠시 나의 모습을 뒤돌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달항아리 옆에서 마치 이사도라 덩컨처럼, 마코트 폰테인처럼 춤추는 나를 보았다.
흰색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떤 것일까? 순수, 순결, 깨끗함이런 이미지와 함께 빼낼 수 없는 것이 발레이다. 낭만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 지젤, 라실피드, 라뱌아데등 수많은 작품이 백색 발레라는 발레블랑을 통해 요정같이 공기처럼 가볍게 신비감을 보여 주고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나? 나는 달항아리를 보면서 발레블랑을 생각했고 거기에는 무언가 끈을 이어주는 카르마가 있는 것처럼 모든 이미지를 상상해 본다.
나는 발사모 ( 발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달항아리 전시회를 소개하였고 다녀오신 분들이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사진을 보내주었다. 관람 후 함께 간 종현 씨와 야외에서 멋진 점심도 하였다. 오늘 하루도 “ 내 인생의 최고의 날 ” 로 내가 스스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