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미션 성공

 

아들과 연인(SONS AND LOVERS) 리뷰

 

저자 : David Herbert Lawrence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영국 작가 로렌스의 대표적인 걸작으로 실제적 경험을 통해서 쓴 자서전적 소설.

뉴스 워크 선정 100대 명저에 속하는 작품.

“ 채털리 부인의 사랑”으로 더 알려진 영국 소설가.

책을 읽기도 전 표지에 써 있는 화려한 소개에 잔뜩 기대를 했다.

 

고등학교 때였던가? 채털리 부인의 사랑을 읽었던 거 같다. 어떻게 그 책을 내가 갖게 되었는지? 줄거리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는데 성에 대한 원색적 표현에 깜짝 놀랐다. 문학적 감성이 없던 그 시절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게 거의 빨간책 수준으로 난 생각하고 몰래 보았다.

 

그래서 아들과 연인 책을 읽기 전 무척 야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저 평범한 우리 주의에 일어나는 일상적인 이야기다.

소설에 흔히 나오는 살인, 반전, 극적인 장면도 없다.

모렐 부인과 남편과의 갈등 , 자식에 대한 애정과 집착, 폴과 두 여인 사이의 관계를 그렸다. 소설이 그러하듯이 때가 되면 죽음으로 끝나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폴의 그저 그런 이야기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렇게 평범한 이야기를 두 권의 책 총 884페이지에 달하게 길게 늘여 쓸 수 있는 풍부한 어휘력, 표현력, 문장력이 경이롭다. 작가는 “ 글이란 바로 이렇게 쓰는 거야! 하며 나에게 말한다.

 

폴이 미리암에게 말할 때 “ 파우스트의 그레첸처럼 되지는 않아 …”라고 말한다. 내가 지난달 파우스트를 안 읽었다면 이 뜻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치 작가는 말의 퍼즐을 만들어 놓았고 숨은 그림을 찾으라고 한다. 나는 그것을 하나하나 꿰맞추어 본다. “ 빙고” 하며 환호하고, 무언가 한 통속이 된 거 같은 애매모호한 뿌듯한 이 느낌은 책을 읽어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는 느낌이며 나만의 기쁨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또 하나의 눈을 갖게 되었다. 거리의 모습, 아침햇살, 해지는 광경, 꽃 한 송이, 무심히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무수한 사물을 다시 한번 보고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광부 모렐은 춤을 잘 춘다. 모렐 부인은 거기에 매료돼서 결혼을 한다.

모렐은 아들 윌리암에게 말한다. “ 내가 몸이 조금만 더 빨랐을 때 나는 작은 동전 위에서도 회전할 수 있었어.”라고…

그 모습을 상상하니 참으로 멋진 은유다.

춤 잘 추는 사람에게 끌리는 것은 시대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 비슷한 거 같다.

 

낭만 강좌 줌 토론에서 영어 원본으로 읽으신 임 선생님의 말씀은 원색적 표현이 많다고 한다. 번역하면서 원본과 다르게 독자에게 전달이 된다고 한다.

 

11월 첫째 금요일 낭만 독서 모암 강좌 줌 미팅이 인터넷 접속 이 잘 안되어서 일주일 뒤인 금요일 오늘에서야 줌 미팅을 하였다. 사람은 망각의 존재라 하더니 내가 그렇다. 일주일이 지나서 책을 안 보고 내용을 생각해보니 기억이 금방 안 난다. 하나씩 잊어버린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 먼 훗날 내가 그동안 읽었던 책 내용이 내 기억에서 사라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책에서 얻은 내 마음의 양식은 충만하며 영원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