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s Not Over Until It’s Over” 위의 쓴 제목을 구글에서 그대로 써서 검색하면 수많은 사이트가 뜨는데, 그 말이 유명한 미국 야구선수인 요기 베라가 자주 써서 유명해진 표현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직역하자면 “끝나기 전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인데..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가 있는 이 말이 왜 이리도 유명한 말이 되었을까?
진발레스쿨을 운영한 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학생이 거쳐 갔고, 나 역시도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무용을 계속하면서 또 가르치고 같이 느끼면서 즐겁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왔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무용학원 학생들의 흐름이 그전과는 좀 다르게 전개되는 것 같아 나름 흥미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건 다름 아닌 성인 학생들의 증가이다. 물론 무용을 배우는 학생들의 주를 이루는 어린 발레리나 지망생이나 무용을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은 그대로 계속 잘 다니고 있지만, 지난 몇 년 전부터는 얼마 안 되던 성인 학생들 더구나 중년의 발레 학생들까지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서, “이건 뭐지? ”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전에 그냥 스쳐 지나가면서 들었던 위의 제목을 떠올리는 순간, 우리 학원의 성인 학생들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나이가 들어서 발레를 배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국의 전통무용 혹은 다른 문화의 무용과는 달리 발레라는 무용은 특성상 나이가 들수록 배우기도 힘들고 표현하기도 쉽지가 않는 무용이다. 물론 나이와 상관없이 얼마든지 배울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멋진 무용 예술이긴 하지만, 늦은 나이에 새로 시작한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우리의 성인반 학생들은 바로 요기 베라가 말한 것처럼 9회 말 게임이 다 끝나기 전까지는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9회를 나이 90이라고 본다면, 이제 겨우 4회인데.. 6회면 게임이 아직 한참 남았는데.. 9회말 2아웃이 돼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멋진 사람들이다. 다음번 수업에선 쓰러질 듯 온몸을 움직이며 이렇게 외치고 싶다. “하나 둘 셋 넷!.. 가슴이 뛰는 한 나에겐 포기란 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