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아침이면 나는 한미여성회(KAWA)의 서양미술사 수업을 듣는다. 몇 년째 강의를 들었는지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마도 7-8년 된 거 같다. 직접 가서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코로나 이후 줌으로도 수업을 들을 수도 있으며 또한 강의 영상을 이메일 해주기 때문에 내가 시간이 날 때마다 부담 없이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수많은 강의자료를 준비하는 오미화 선생님의 열정적인 수업으로 미술사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 정치, 경제, 예술의 모든 것 함께 배울 수 있다. 또한, 미술 전시가 있으면 모두 함께 뮤지엄도 방문하고 가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하고 가기 때문에 단톡방이 68명이나 되는 KAWA 최고의 인기 클래스이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내 생각과 사고가 서양미술사 수업 덕분에 평민에서 귀족으로 점핑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지난주 배운 그리스로마신화의 우주를 혼돈에서 질서로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된 느낌이라고나 할까? 학창 시절 분명히 배운 거 같은데 그동안 잊고 지냈던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다고 나 할까? 내 인생에서 최고로 잘 선택한 것은 미술사수업과 낭만독서클럽인 거 같다.

UCLA의 해머뮤지엄에서 한국실험미술전이 시작되어 모두 함께 방문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구겐하임미술관이 함께 서울과 뉴욕 전시를 거쳐 LA 해머미술관(Hammer Museum)에서 개최하는 순회전으로 총 29명 작가의 작품 80여 점과 자료 30여 점을 통해 한국의 당시 입체미술, 해프닝, 실험 영화 등 전위적인 대표 작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전위예술하면 백남준만 알고 있던 나는 이번 전시회를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그 시절에는 나는 너무 어렸기 때문에 그런 예술세계가 있는지도 몰랐다.

입구에부터 눈을 감고 사과를 먹는 사람의 그림이 눈에 띈다. “선능경의 사과 이것도 예술일까? 사과는 예술계에서 다양한 의미가 있으니까 뭔가 뜻이 있겠지? ”하며 의아해하며 전시장을 들어섰다, 돌을 묶어 놓고, 아크릴상자 안에 잔뜩 모아놓은 담배꽁초, 신문지를 오려 놓고, 불태우고, 삭발하고, 방독면을 쓴 그림, 나무판자에 낙서를 한 것처럼 직직 그려 놓고 예술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평범한 우리 일반인의 관람평일 것이다. 그러나 서양미술사 수업시간에 한국에 실험미술 작가들에 대해 공부를 하였고 당일날은 도슨트의 설명으로 작품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책도 샀다. 작가가 나에게 말을 건다. 이 작품을 보고 너는 무슨 생각이 드니? 작품들이 주는 감정과 메시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각 작품은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이 사회적 문제나 개인적 경험을 다루며 예술적 자유를 위해 실험하고 도전하던 시대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디서 본 듯한 예술 안 했고 한 물간 예술 안 했다.” “우리의 작업은 실험 무에서 출발 창조만을 위한 행동이다.”라고 당당히 “무동인 선언”을 하는 예술가들의 삶을 약간은 이해할 거 같았다. 나 또한 새로운 발레작품 창조를 위해 수많은 생각에 잠겨 수많은 밤을 지새웠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50년 전 퇴폐미술이라고 비난을 받던 실험미술작가들은 이제는 거장이 되어 미술관의 주인공이 되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한국 실험미술 전시회는 나에게 예술의 다양성과 시대적 의미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미술 관람을 통해 얻은 시각과 경험이 앞으로 발레와 무용작품 창작에 많은 변화를 시도해 보며 예술의 매력과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려고 노력 할거 같다. 관람이 끝나고 모두들 함께 점심을 먹으며 토론을 하였으나 나는 무용수업 때문에 함께 하지는 못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매일 지나던 윌셔거리에서 실험미술전시회 배너가 있었다는 것을 뮤지엄을 다녀오고나서 그제서야 내 눈에 보였다. 서양미술사 클래스 KAWA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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