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에 이런 심오한 뜻이 있었단 말인가?
“선생님! 제가 발레를 배우고 나서 마음이 정말 강해졌어요. 이젠 나의 중심을 찾을 수 있을 거 같아요. 발레에 이렇게 심오한 철학과 인생관이 있는지 몰랐어요. 발레를 시작한 게 정말 잘한 거 같아요. 나도 “피카소”를 차버린 프랑수와즈 질로처럼 정말 보란 듯이 그 남자를 버렸었어요.
쟈스민 씨는 처음 발레학교에 찾아왔을 때 남친에게 엄청 실망한 상태였다. 마치 이 세상 모든 걸 함께 해 줄 것 같던 사람이 바람둥이로 진실성이 하나도 없는 사람임을 알고는 자존심도 몹시 상했고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그때, 우연히 신문에서 발레 무용칼럼을 읽고 용기를 내어 발레를 시작하였다고 한다.
발레란 무엇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우연 속에서 진실을 말해 주는 걸까? 발레는 한 동작 동작마다 내 중심을 찾아주는 강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턴아웃 동작은 평소에 쓰지 않는 허벅지 뒤쪽 근육과 팔의 안쪽 근육, 등 근육을 써야 하고, 발끝으로 서 있을 때는 내 몸의 중심 코어를 잡고 끊임없이 풀업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겉으로 보기엔 가냘프고 여린 발레리나 같지만, 엄청 강하다. 끝없는 도전과 살을 깎는 고통 속에서도 내 몸은 짜릿한 전율과 함께 강인한 정신과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바로 이 느낌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발레역사가 4세기가 흘러도 발레를 사랑하는 이유일 것이다.
자른다는 의미의 “ 꾸뻬 ” 채찍질 한다는 의미의 “푸훼테” 뻗는다는 의미의 “탄듀” 찬다는 의미의 “바트망” 펼친다는 의미의 “데벨로뻬”등 수많은 발레용어가 내 몸의 중심을 찾는다.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통하여 멈춤을 배운다.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혜민 스님의 말씀처럼 발레를 배우다 보면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뜨겁게 전해오는 수많은 메시지에 깜짝 놀라며 나를 중심으로 내면을 강건하게 만들고 내 몸의 주인이 바로 “나”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스스로 마음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되고 마음에 평온이 찾아온다. 살면서 흐트러진 자세를 나 스스로가 몰랐다면 내려놓을 것과 꼭 끝까지 가야 할 것을 정리하여 보자.
카사노바”를 자처하는 남자에게 펀치를 날려라.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지금은 무엇으로 채우고 싶은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5.29.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