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회  LA한인회 문화의 샘터 2020년  2월 강좌

“시와 시인을 찾아서 “

한국10대시인의 대표작과 애송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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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 2월 11일 화요일 오후 6시 반  한인회 : 323- 732-0700

 어디서 :  LA 한인회  981 S. Western   이메일: info@kafla.org

강사 :

정미셸 약력:

시인, 문학평론가. 번역가.

《한맥문학》 시 부문 당선(1997). 《문학과 의식》평론 부문 당선(2010).

제14회 가산문학상 수상(2008). 미주복음방송 창작성가제 작사상 수상(1994)

시집에 『새소리 맑은 아침은 하늘도 맑다』,『창문너머 또 하나의 창이 열린다』, 『거리의 몽상』,  사화집『하늘 빛 붓에 찍어』등 다수.

문학 방송 진행: 라디오 서울(2009-2010) 〈정미셸의 시와 음악 〉프로그램 및 미주복음 방송 〈마음의 보석〉(2006), 〈정미셸 시인과 함께 하는 문학 여행〉(2015-2016) 프로그램. 미주동아일보 등, 기자 역임. 기독교문인협회 회장 역임. 현재 카운티 공무원.

LA 한인회(회장 로라 전)는 문화 예술 분과 위원회에서 2020년 2 월 11일 화요일 오후 6시 30분 “문화의 샘터”무료 문화 강좌를 개최한다. 이번 강좌는 “시와 시인을 찾아서”    정미셀 시인, 문학 평론가의 문학강좌다.  LA 한인회 문화의 샘터는 한인사회 문화 역량을 높이고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로 2017년 3월부터 시작하여 그동안 31회가 진행 되었다. 

시와 시인을 찾아서

̶ 한국10대시인의 대표작과 애송시를 중심으로

 

정미셸(시인, 문학평론가)

 

 

 

  1. 한국시인들이(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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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인이(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애송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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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 10 시인의 대표작과 애송시 대해

 

육당 최남선이 잡지 《소년》 에 「해에게서 소년에게」 (1908년) 라는 신체시를 발표하여 정형시의 틀을 무너뜨린 것을 기점으로 하여, 한국현대시 100년이 되던 2008년을 전후로 여러 단체에서 대표시인, 대표작, 애송시 등을 발표하고 책으로 출간하기도 했다. 대표작 선정은 한국시인협회에서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국문과 교수 10명에게 각자 한국 시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성과를 남겼다고 생각하는 시인 10명과 시인별 대표작을 추천하도록 했다. (도표 참조)

 

그리고 애송시 문학적 성취와는 조금 다르게, 입에 쉽게 올리고 외울 있는 시를 말한다.  한국의 시인들이 꼽은 최고 애송시는 지난 2004년 작고한 김춘수 시인의 ‘꽃’ 이었고,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서정주 시인이었다.  시인들이 뽑은 한국의 애송시는 일반적인 문학사적 평가에 비해 시인들 사이에서는 백석이 김소월이나 윤동주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A 시인 대표시   B 시인 애송시
1 김소월 진달래꽃 1 김춘수
2 한용운 님의 침묵 2 윤동주 서시
3 서정주 동천 3 백  석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4 정지용 유리창 4 서정주 자화상
5 백  석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5 이형기 낙화
6 김수영 6 한용운 님의 침묵
7 김춘수 꽃을 위한 서시 6 서정주 동천
8 이  상 오감도 8 김소월 진달래꽃
9 윤동주 또 다른 고향 8 김수영
10 박목월 나그네 10 정지용 향수
A: 한국시인협회10대 시인과 대표작(작고 시인 중)

2007년 12월,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는 국문과 교수 10명이 선정.

B: 시전문 계간지 ‘시인세계’ 2004년 가을호 기획특집

현역시인 246명이 애송시 3편씩 선정. 2008년 책으로 출간.

  1. 시낭송 시해설

 

진달래꽃/ 김소월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김소월(1902-1934)

평북 정주에서 출생. 오산학교 중학부에 입학한 후 스승 안서(김억)을 만나 시를 쓰기 시작했다.  1920년「낭인의 봄」등 5편을 창조에 발표하며 등단. 관동대지진으로 일본 도쿄 상대를 중퇴하고 귀국했으며, 1925년 유일한 시집『진달래꽃』을 출간.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1879-1944)

승려이자 독립운동가로 호는 만해, 용운은 법명이다.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다. 1918년 《유심》을 발간. 1919년 3.1운동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1926년에는 시집 『님의 침묵』을 발간. 시집 외에 소설 『흑풍』과 불교서적 『불교대전』, 『불교유신론』등이 있다. 사후에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이 서훈되었다.

 

동천(冬天)/ 서정주

 

내 마음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놨더니

동지섣달 날으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서정주(1915-2000)

호는 미당.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으며 중앙불교전문강원에서 수학했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벽」이 당선된 후 동인지 《시인부락》을  주재하면서 본격적인 시작활동을 하게 되었다. 시집『화사집』, 『귀촉도』, 『신라초』 , 『동천 』, 『질마재 신화』, 『산시』 등과『미당 서정주 시선집』 등이 있다.

 

향수/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ㅡ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정지용, 「향수」 일부

 

정지용(1903-1950)

충북 옥천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도시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6년 학조에「카페 프란스」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 한국전쟁중에 납북되었다. 시집『정지용 시집』(1935), 『백록담』이 있다.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백석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헌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었다.

<중략>

어느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 백석,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일부

백석(1912-1996)

평북 정주에서 태어났으며 오산학교를 거쳐 일본의 아오야마학원을 졸업했다. 1935년 조선일보에 「정주성」을 발표하여 등단. 시집『사슴』(1936)이 있다. 1945년 해방 후 북한에 남아서 번역 및 작품활동을 했다. 그의 초기시는 정주 지방의 방언을 구사하거나 토속적인 소재들을 시어로 채택하고 있다.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1921-1968)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도쿄대를 중퇴했다. 1947년 동인지 예술부락에 시 「묘정의 노래」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간행. 1968년 교통사고로 사망. 사후 시집 《거대한 뿌리》와 《김수영전집》 출간.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1922-2004)

경남 충무에서 태어났으며 일본 니혼대를 중퇴했다. 노만파 동인으로 활동하였고 1948년 첫 시집『구름과 장미』로 등단했다. 시집『늪』, 『기』, 『꽃의 소묘』, 『처용』,『들림』, 『도스토예프스키』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상, 아시아자유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등을 수상.

           

오감도(烏瞰圖)- 1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중략>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 이상, 「오감도」일부.

이상 (1910-1937)

본명 김해경.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졸업했다. 1931년 조선총독부 건축과에 근무하던 당시 《조선과 건축》에 「이상한 가역 반응」 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구인회 동인으로 활동. 소설 「날개」, 「종생기」 등을 썼고, 유작으로 『이상전집』이 있다. 폐결핵으로 일본 도쿄 체류 중 27세에 요절했다.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1917-1945)

만주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났다. 연희 전문학교 문과에 입학. 1942년 일본 릿쿄대 및 도시샤대 영문과에서 수학. 1943년 사상문제와 관련하여 일경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중 1945년 2월 옥사했다. 연희전문 시절에 《조선일보》에 산문 「달을 쏘다」등을  발표.  친구들과 아우에 의해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간행.

 

 

나그네/ 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은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박목월(1916-1978)

본명은 영종. 경북 경주에서 태어났으며 계성중학을 졸업. 1936년 문장 추천으로 등단. 시집『청록집』(1946, 공저), 『산도화』, 『난 기타』, 『청단』 등이 있다. 제3회 자유문학상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