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llet Hispánico
Eduardo Vilaro, Artistic Director

“The members of Ballet Hispánico are 12 of the most technically accomplished and musical dancers you’ll find in the contemporary sphere.” – The Washington Post
Location: The Broad Stage – Main Stage

춤은 다양한 문화가 다양힌 레퍼토리를 통해 자신들만의 색깔을 만들고 자신을 표현한다.
평소에 접하지 못한 라틴문화.. 나와 다른 민족인데.. 나와 다른 춤인데…
플라멩고 댄스의 독창적 인 열정과 파트너와의 정교한움직임 …
12명의 댄서가 마치 하나가되듯 무대를 꽉채운다.
이 보다 쇼킹할 수 있을까? 이 보다 섬세히 감정 표현할 수가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이 마치 감전된 듯… 수많은 생각에 생각을 낳고…점점 춤속에 빠져들고 그속에서 공감대가 형성되는것은 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니였으리라..
헬렌씨의 초대로 폴랜드 식당에서 맜있는저녁과 함께 금요일 저녁을 행복하게 보냈다.

헬렌 씨의 공연리뷰

“Volver” 귀향 Return – Coming Home: Ballet Hispánico’s Celebration of Three Latina Choreographers (March 22, 2019 The Broad Stage, Santa Monica)

스페인의 Pedro Almodóvar 감독의 2006년 영화 Volver (귀향/Return) 중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주인공 라이문다역의 페넬로페 크루즈가 유명한 탱고송 Volver 를 플라멩코풍으로 Spanish guitar 에 즉흥적으로 맞추어 눈물을 뚝 떨어트리며 부르게 연출된 씬이다. 역시 여성을 제일 섬세하게 잘 표현하는 것은 게이남자인것 같다…그리고 우리 여성자신들. 금요일 밤 Ballet Hispánico의 공연 프로그램은 3명의 여성 히스패닉 라티나 안무가의 작품을 선보였는데, 로스앤젤레스의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ballet pedagogue이자 얼마전 삼일절 퍼레이드 준비 위원장을 맡아, 삼일절 100주년 기념 창작무용 “그날의 함성 잊지 않으리”를 발표한 여성안무가인 우리 발사모의 진최 선생님과 같이 관람할수 있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었다.

LÍNEA RECTA (Straight line) by Annabelle Lopez Ochoa: 회색커튼의 막이 오르고 고요한 적막의 블랙 백그라운드에 빨간 홀터넥 드레스를 입은 여성무용수가 홀로 중앙에 서있는데, 정통발레에서 관객에게 등이 보일정도로 어깨를 틀어서 비트는 에뽈레동작이 아니라, 완전히 등을 뒤로하여 신비하게 뒷태만 관객에게 보여주며 “Línea Recta”는 시작되는데, 조명에 비쳐진 등 근육이….has a life of its own이란 표현을 할수밖에. 딱히 적절한 아름다운 비유는 아니겠으나, 마치 야쿠자의 등을 뒤덮은 용문신이 꿈틀되듯이 그만큼 강렬하다. 이 무용수가 돌아서 얼굴을 보여주는데 마치 페넬로페 크루즈를 닮은 인형같다. 곧이에 4명의 구애하는 남자 무용수들이 투우사나 남자 플라멩코댄서들이 입는 suspender가 달린 high-waisted pants에 입고 등장하여, 여성무용수와 Spanish guitar 리듬에 맞추어 일종의 prelude to mating/courtship dance를 추다가, 탈락한 남자는 탄식하는 추임새를하며 일단은 다시 무대밖으로 나간다. 여성무용수 의상의 길게 늘어트려진 빨간 러플레이스 뒷치마자락 long train은 남성과 소통하는 표현과 교감 도구역할로 사용되었고, 플라멩코풍의 현대무용이라서 여자무용수들은 토슈즈를 신지 않은 맨발의 상태였지만 포인트한 발과 하이렐르베를 많이 유지한 안무에서 발레의 클래식한 라인을 발견할수있었다. 또한 발레의 Spanish variation에서 나올법한 부채를 들은 여자무용수들만의 댄스에 이어, 다시 남자무용수들의 등장으로 ever-changing/shifting dynamic의 성비 불균형은 다시 발란스를 되찾고 남녀의 평행한 직선의 플라멩코는 막이내린다.

CON BRAZOS ABIERTOS (With Open Arms) by Michelle Manzanales: 텍사스에서 자란 멕시코계 Manzanales가 이민자로서 두 문화권에서의 자신의 identity를 확립하며 본연의 모습을 끌어안고 수용하며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 경험을 아주 어마어마한 카리스마의 여성무용수 (Melissa Fernandez)가 솔로 섹션에서는 마치 눈으로 독백을 하듯이 관객석을 응시하면서 엄청난 내공으로 공감력을 끌어냈는데, 올린머리에 꽃을 꽂은 모습이 스테레오 타입이라 할수도 있겠지만 멕시코의 여류화가 Frida Kahlo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한 작품안에 다양한 음악, 무드, 스타일의 댄스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한씬에서 Fernandez가 챙이 넓은 멕시코를 상징하는 밀짚모자 sombrero를 파트너 삼아 혼자 사색적으로 바닥에서 춤을 추다, 곧 모든 남녀 12명 단원들이 sombrero를 쓰고 정말로 playful 하게 celebratory dance를 춘다. 또 한 섹션은 무드를 바꾸어 90년대 대표 얼터너티브 록 밴드 Radiohead 의 노래 “Creep”에 맞추어 Fernandez는 복싱을 연상시키는 동작과 호흡으로 자신의 내적갈등 inner struggle을 표현한다. 다시 무드를 바꾸어 자유와 해방의 또 하나의 celebratory dance 섹션에서는 남자를 포함한 단원모두가 멕시코 전통 folk dance 의상같은 긴 실크치마를 입고 나와 flowy and fluid 한 느낌을 주었는데, 옆에서 진선생님이 설명하여주었듯이 번복되는 “contraction and release” 동작이 인생의 순환법칙처럼, 하늘거리는 긴 치마로 표현되는 유동성이 마사 그레이엄의 현대무용의 영향이 엿보였다. 진선생님은 삼일절 퍼레이드 준비로 늦춰진 휴가를 다음주에 그리스로 또 다른 현대무용의 대모 이사도라 던컨의 기운을 받으러 곧 떠나신다.

CATORCE DIECISÉIS (Fourteen Sixteen) by Tania Pérez-Salas: 마지막 세번째 작품은 멕시코를 대표하는 여성현대무용 안무가 Pérez-Salas의 “Catorce Dieciséis”로 시작부터 음악이 비발디풍의 바로크음악으로 앞의 두 작품과 달리 라티나 여성안무가가 만든 작품이란 것외에는 딱히 히스패닉 문화와의 특별한 연결고리를 찾을수 없엇고, 의외로 의상이나 음악, 시각적 스타일적면에서 Nederlands Dans Theater (NDT)의 Jiří Kylián 의 작품들과 상당히 흡사한 점이 많은것 같았다. 라틴 influence를 굳이 꼽자면, 여성무용수들이 긴 이브닝 드레스의 치마를 bodice 에서 띠어내어, 투우사의 망토처럼 휘둘르면서 사투를 벌리는 동작에서 발견할수 있었다. 정확한 취지는 프로그램 노트에 나와있듯이 “draws inspiration…..to reflect on the circularity of our movement through life.” 태초, 자연으로 귀환하려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것으로, 결국 현대무용은 “contraction and release” 의 기반을 두고 있었다.

단원이 조촐하게 딱12명인 Ballet Hispánico은 12명 전원모두가 정말 가공할만한 테크닉, 스테미나, 표현력, 에너지와 카리스마, 정열을 갖춘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선남선녀들이였는데, 특히 오프닝을 장식한 페넬로페 크루즈를 닮은 아름다운 스페인 출신의 여성무용수 Eila Valls와 (크루즈도 배우가 되기전에는 발레학도였다) 한 근육질의 짐승남 남자댄서가 (배우 Joe Manganiello 의 아들느낌)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정말 신기한것이, 그러한 바디타입은 춤을 추면 라인이 아름답지않거나, 테크닉이 정교해보이지 못하거나, 표현력에서 우둔한 느낌을 받을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였다. 진선생님과 인생과 예술에 대한 진솔한대화를 나누면서, 취미발레인/balletomane (발레광. 발레마니아)으로서 편하게 예술을 즐기고 감상할수 있는 나와 달리 아티스트로서 격는 창작에 대한 갈증 희열과 고뇌를 다시 알게되었다.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선생님이 몇년전에 관람한 Los Angeles Ballet 단의 발란신의 발레 “방탕한 아들 (The Prodigal Son)” 얘기를 하다가, 선생님이 렘브란트의 그림 “돌아온 탕자”를 러시아 에르미타슈에서 직접보았는데, 정말 아버지의 눈에 눈물자국이 흘러내리는것 같았다고 하시다가, 다시 대화는 피카소의 “우는여자” 그림으로, 엘에이 한인회 “문화의 샘터” 2019년 4월 강좌 “피카소의 여인들” 등, 참으로 많은 인생과 예술 이야기를 나눈후에, 집에 돌아왔는데 잠이 오지않아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가 표지커버인 헨리 나우웬의 책 “탕자의 귀향” 꺼내들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날의 복음이 Luke 15장의 Prodigal Son 이더라… 사실 사순절이라 금요일 금육과 금주를 선언했던 나는 불타는 금요일에 진선생님과 공연전에 들른 폴란드 음식점의 pierogi, beef stroganoff, wine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졌다. 다시 돌아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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